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의 내가 그 아이를 안아줄 수 있다면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 집에 있던 나, 창문도 안 열고 하루 종일 누워 있던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때는 진짜 몰랐다. 세상이 이렇게까지 나를 밀어낼 줄도, 내가 이렇게까지 버텨낼 줄도.

그 시절 나는 매일 무너졌다

teen mental struggle

아무도 내 편이 없다고 느꼈고,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버거웠다. 사람 만나는 게 두려웠고, 그저 눈치 보며 하루를 넘겼다.

누구도 내 마음을 궁금해하지 않았고, 나조차도 내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더 외롭고, 더 길고 어두운 터널 같았다.

teen self compassion

그때 그 아이는, 사실 누구보다 살고 싶었던 거다. 도망치고 싶어 한 게 아니라, 버티고 싶었던 거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그 아이는 하루하루를 있는 힘껏 살아낸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내가 그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너 정말 잘 버텼어”라고 안아주고 싶다. 그렇게 무너지던 하루들을 포기하지 않았던 너는 정말 대단했어.

teen growth awareness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의 나는 그 시간을 통과했기에 이 자리에 있다.

누군가는 사소하다고 말할지도 모르는 작은 변화, 작은 용기, 작은 한 걸음. 그 모든 것들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이제 그때의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맙다. 포기하지 않았던 그 아이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으니까.

과거의 내가 미웠다면, 지금은 안아줄 차례다. 그 시절의 아픔과 버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테니까. 누구보다 용감했던 그때의 나에게 오늘의 내가 따뜻한 말을 건네보자. "정말 수고했어. 덕분에 지금 내가 살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