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감정, 처음 느껴봤어
센터 수업이 끝난 뒤, 우연히 복도에서 울고 있던 아이를 봤다. 나보다 조금 어린 또래였다. 한참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괜찮아?"라고 물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
teen emotional support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금세 눈물을 닦았다. "별일 아니에요..." 아, 나도 예전에 그랬다. 누가 괜찮냐고 물어도 늘 괜찮다고 말했던 거.
그때 나는 그냥 옆에 앉았다. 아무 말 없이, 같이 앉아 있었을 뿐인데 아이의 어깨가 조금씩 편안해지는 게 느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상하게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처음으로 ‘필요한 사람’이 된 기분
teen self-worth discovery
그 일이 있은 후, 아이가 날 볼 때마다 가볍게 인사했다.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들었다. "저 형은 괜찮은 사람이야."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처음이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처럼 느껴진 건. 그전까지는 나 자신도 나를 무가치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작은 행동이 관계를 만든다
teen relationships change
그 후로 나는 가끔 먼저 인사도 하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손을 내민다. 크게 뭔가를 해주는 게 아니어도 괜찮다. 내가 바뀐 건 단지 말을 건넨 거고, 누군가와 함께 있어준 것뿐이다.
하지만 그 작고 조심스러운 행동이 나와 타인의 마음을 천천히 이어줬다.
관계란 그렇게 시작되는 거구나. 억지로 다가가지 않아도, 내가 진심일 때, 누군가는 그걸 알아본다는 걸 이제는 믿는다.
따뜻한 정리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아니다. 조용히 옆에 앉아주는 것, 먼저 말 걸어주는 것, 그 작은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지금의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따뜻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