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난 나, 다시 웃게 해준 건 무엇이었을까?

학교를 나온 지 한 달쯤 되었을 때였다.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핸드폰만 들여다보던 어느 날, 우연히 동네 전단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청소년 체육활동 참가자 모집 - 누구나 환영'

가슴이 조금 뛰었다. 나 같은 애도 괜찮을까? 망설였지만, 이상하게 발걸음은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처음 찾은 체육활동 모임

youth sports activity

작은 체육관, 낡은 농구공, 그리고 서로 어색하게 웃고 있는 또래 청소년들. 모두가 나처럼 어딘가 서툴고 조심스러워 보였다.

코치님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긴 기록도, 승부도 필요 없어요. 그냥 뛰어보는 거야. 땀 흘리면서 웃어보자." 그 한마디에 나는 힘을 얻었다.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는 건 힘들었지만, 처음으로 웃으며 넘어지고,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운동장에서 부딪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조금씩 마음도 풀렸다.

youth computer club

체육활동이 익숙해질 무렵, 문화센터에서 '청소년 컴퓨터 모임'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게임이 전부였던 내게, 컴퓨터로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영상 편집, 간단한 코딩, 그래픽 작업. 처음에는 복잡한 용어에 머리가 아팠지만, 내 손으로 작은 영상을 완성했을 때 느꼈던 성취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함께 배우는 친구들은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모였지만,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youth cultural activities

주말이면 지역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공예 체험, 뮤직 클래스, 미술 워크숍.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내 안의 숨겨진 관심들이 깨어났다.

나무를 깎아 작은 소품을 만들고, 기타를 배워 첫 코드를 잡던 날.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것 같던 내가, 어느새 무언가에 열심히 몰두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문화활동은 내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안겨주었다. 작은 성취감이 쌓이면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믿기 시작했다.

학교를 떠나도 세상은 끝이 아니다.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체육활동, 컴퓨터 모임, 문화활동 속에는 다시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 작은 용기로 문을 열었을 때, 우리는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