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오래전 선생님과의 약속은 어떻게 변했을까?
5월 15일 아침, 창문을 열자 부드러운 봄바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문득 핸드폰 달력을 보니 "스승의날"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몇 년 전, 아니 벌써 십 년도 넘은 이야기였다. 나를 믿고 기다려 주던 선생님 한 분이 생각났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는 가방 안에서 낡은 편지 한 장을 꺼냈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선생님이 내게 건네주셨던, 조금은 촌스러운 글씨체가 담긴 편지였다.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
teachers day nostalgia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나는 정말 모든 것이 싫었다. 공부도, 친구도, 그리고 나 자신도. 그때 담임 선생님은 늘 말했다. "지금은 힘들지만, 너는 분명 반짝일 거야.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질 날을 기다릴게."
그 말이 그때는 부담스러웠다. 내가 반짝이지 않으면 어쩌지, 기대를 저버리면 어쩌지.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말이 내 작은 원동력이 되었다.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넘어질 때마다 그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스승의날,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
thank you teacher
편지를 손에 쥐고 나는 고민했다. "지금 연락하면 실례일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결국, 용기를 내어 카톡 창을 열었다. 몇 번을 지웠다 써보던 끝에,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선생님, 잘 지내시죠? 예전에 해주셨던 말 덕분에, 지금까지 힘낼 수 있었어요. 늦었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답장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나는 항상 네가 잘 될 줄 알았어. 고맙다, 그리고 네가 자랑스럽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나는 한참 동안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했다. 어린 시절, 내 가능성을 믿어 준 한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덜해지는 기분이었다.
다시 쓰는 감사, 그리고 다짐
gratitude letter
스승의날은 단순히 과거의 은혜를 떠올리는 날이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다짐을 새롭게 하는 날이었다.
선생님이 내게 보여주었던 인내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든 밑거름이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나도 누군가의 작은 희망이 되어주고 싶었다.
올해 스승의날에는, 고맙고 그리운 마음을 꼭 전해보자. 어쩌면 우리가 보낸 짧은 메시지가, 그분들에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쁨이 될지 모른다.